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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도 1550년의 바야돌리드 논쟁에 대해서는 들어봤을 겁니다. 새로 발견된 인디언들에게도 영혼이 있어서 세례를 받으면 구원받을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두고 인디언들의 옹호자 라스 카사스Las Casas, 1474~1566와 교회의 정통교리를 옹호하는 후안 히네스 데 세풀베다Juan Gines de Sepulveda, 1490~1573가 맞붙었지요. 하지만 정확히 같은 시대에 그 반대편에서는-브라질 페르남부크 연안이나 코스타리카 연안에서는- 인디언들이 그들에게 불행을 불러일으키러 나타난 스페인 사람들에게 과연 '신체'가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 고민했다는 사실도 아나요? 그래요. 신체 말이예요.인디언들이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 어떻게 했는지도 아나요? 그들은 포로가 된 스페인 정복자들을 거대한 호수에 빠뜨려서 일단 익사시킨 후에 그 시신이 부패하는지 그렇지 않은지 살폈답니다…. 시신이 썩는다면 그들에게도 신체가 있다는 사실은 의심할 수 없지요. 그들은 영혼이 있느냐 없느냐를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어차피 세상 모든 존재에 영혼이 있고 인간에겐 인간적인 모양새의 영혼이 있늘 뿐이라고 믿었으니까요. 선택하고 말고도 없이, 그저 큰부리새의 영혼이냐, 맥의 영혼이냐, 재규어의 영혼이냐, 종려나무의 영혼이냐, 부족의 영혼이냐가 문제였다고나 할까요. 그 존재들의 차이를 낳는 것은 영혼이 아니라 신체였습니다. 신체가 각자에게 다른 '관점'perspective을 제공하니까요. ……………………(생략)

우리는 반대로 신체는 모든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큰부리새, 맥, 인간, 종려나무 할 것 없이 몸뚱이는 다 있지요. 그런데 이 존재들 중 일부만이, 요컨대 인간만이 영혼을 지닙니다. ……………(생략)

- 브뤼노 라투르, 과학인문학 편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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